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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9/02/22 00:42

그리고 계속되는 밤 - 황병승 간결할 것!2009/02/22 00:42

 

그리고 계속되는 밤
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황병승




알코홀릭alcoholic, 그것은 연약한 한 존재가 자신을 열정적으로 위로하고 있다는 뜻이다


나빠질 때까지, 더 나빠질 때까지


스스로 대답해야하는 존재들, 끝없이 질문하는 존재들과도 같이, 지구 바깥에, 허공에 집을 짓는 사람들


그런 시절이 있었지


그때는 나도 너처럼 말수가 적었고


감당할 수 없는 질문들엔 얼굴을 붉혔다


험한 말들을 늘어놓지도 않았고 가끔 술을 마시기는 했지만


즐기는 편은 아니었어......대신 호주머니에 돈이 좀 있을 땐


꿈꾸는 약을 샀지, 매일 밤 계속될 것만 같은 아름다운 꿈들


돌이켜보면 조금은 지루하기도 했던 것 같군


아름답다는 건 때로 사람을 맥 빠지게 만드는 어떤 결심


같은 것이기도 하니까


종교를 갖는다는 것, 찬물로 세수를 해라 이 엄마가 죽도록 때려줄 테다


공허해질 때까지 더없이 공허해질 때까지


언젠가는 밤새도록 책이란 것도 읽었지


너처럼 책 속에서 오래도록 생각에 잠겼고


형제들에게 버림받은 짐승처럼


종이 속에 묻혀 조금 울기도 했지


그래 손등은 보드라웠고 뺨은 희었다


아! 뺨이 참 희었는데...... 너는 믿지 못하겠지만


그때도 여전히 내가 누구인지 몰랐고


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, 그저 언제나 다그치고 몰아세우는


내가 나의 부모였으니까


위이트리스waitress, 네가 먹을 음식과 네가 먹다 남긴 음식을 치워주겠다는 뜻이다


나빠질 때까지,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때까지







* <예지>, 2006년 여름호




 

Posted by yvette